좌충우돌 우당탕탕!

헝가리엄마의 특별요리!!

Hoihoi냠냠 2011. 1. 25. 08:09

우리 어뉴(엄마)는 주말에만 요리를 하십니다.

평일에는 회사에 출근하시고 식사는 거의 밖에서 하시는 편이지요.

그래서 평일엔 거의 아라치가 부엌을 끼고 살고.. 

주말엔 어뉴가 도맡으시지요..

 

그래서 마르치 아라치는 항상 금요일밤엔 

내일의 요리가 뭘까 설레인답니다.

금요일 밤엔 어뉴가 꼭 부엌에 토요일에 할 음식 

재료들을 준비해놓고 주무시거든요.^^

이번주는 아무것도 준비를 안해 놓으셨길래 

어뉴 내일 요리 안하시려나 하고 살짝 실망하고..

할 일이 많고 공부도 해야했기에 늦게 잠든 저희둘은 늦잠을 자버렸답니다.

한잠 맛있게 자고 있는데 전화가 왔네요? 어뉴입니다..!! "양배추사와라~~"

그냥 노크하셔도 될텐데 혹시나 방해될까바 전화를 하신겁니다..

방해될꺼 아무것도 없는데.. ㅎㅎ 참 우리어뉴는 귀여우십니다~^^

메모지에 오늘의 재료를 꼼꼼히 적으시고는 돈과 함께 우리손에 쥐어주시네요~

간만에 어뉴의 심부름이니 알겠습니다 하고 얼른 다녀왔지요!!^^

 


오늘의 요리제목은 Erde'lyi rakott ka'poszta!

(에르데예이 러꼬뜨 까뽀스떠)

이름도 어찌나 길고 발음도 어려운지.. 하....참...혓바닥 쥐나겠네요..ㅜ.ㅡ


 

예전에 헝가리었던 트랜실베니아 전통음식으로

초절임 양배추(savanyu ka'poszta)를 이용한 요리입니다.

어뉴가 사오라고 했던 양배추는 바로 초절임양배추였습니다.

셔버뉴 까뽀스떠라고 하는데요. 셔버뉴는 초절임음식을 뜻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이피클은 셔버뉴우보르꺼(오이)!!

대충 어떤 맛인지는 짐작가시나요? 시큼한 식초에 절인 채썰은 양배추!!

제일 처음 셔버뉴 까뽀스떠와 훈제햄을 넣고 익혀줍니다!

요 노란냄비의 내용물이 바로 그것이랍니다!!

 

 

이것은 갈은 돼지고기를 볶아 쌀밥과 함께 섞어 놓은 것 이네요..

갈아놓은 돼지고기를 사오라 하시더니 요럴려고 그러셨군용..

 

헝가리에도 밥이 들어가는 많은 요리가 있습니다.

서양은 다 빵만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헝가리는 쌀도 많이 먹는 나라입니다!!

 

물론 주식은 께녜르(Kenye'r)라고 하는 빵을 제일 많이 먹기는 하지만용..

그 빵은 달지도 짜지도 않은 커다란 빵으로 호밀로 된것도 있고 종류가 많아요.

아주 크기가 크고 것은 딱딱해서 큰칼로 쓱쓱썰어 치즈와 살라미를 얹어먹어요.

 

 

밥알 보이십니까?

고기와 밥알이 포슬포슬~~

 

헝가리에서 쌀을 살때는 잘보고 사야합니다.

쌀봉지에 투명하게 내용물이 보이게끔 포장되어있는데

쌀알이 길쭉하게 생긴것은 분명히 풀풀날아가는 밥이 될지도 몰라요!

쌀알맹이를 봤을때 조금 짧고 동글동글한것을 사면

그나마 촉촉한밥을 맛볼 수 있지요!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길쭉한 쌀로 김밥을 싸다가

김밥이 만들어 지지를 않아서 집어던질뻔했습니다!!^^;;

 

 

자! 이것은 꼴바스(kolva'sz)라고 하는 헝가리소세지 입니다.

보통 킬로 단위로 팔고요. 매운것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집은 매운 음식을 아주 즐기기 때문에

오늘은 매운 꼴바스가 들어간답니다!!

 

헝가리시장에가면 콜바스가 걸려있는 모습을 많이 볼수있는데요.

(지난번 중앙시장편에 사진이 많이 있습니다!)

아주 맛도 좋고 종류도 다양하지요 오시면 꼭 드셔보시와용~

 

 

헝가리 음식에 아~주 많이 들어가는 이 Tejfol

(떼이퓰-한글로 쓰긴한계가 있네요 원래O위에 점두개있어요..)!

이것은 산성유지(우유)랍니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지요..

어떤이는 플레인 요구르트라고 하는데 헝가리사람들에게 그말했다가 혼납니다!

사실 플레인 요구르트와 별반 사이는 없어보입니다만..ㅎㅎ

헝가리사람들은 요구르트아니야 떼이휼이야!! 그러면서 화를 내거든요.

만약에 먹어볼 기회가 있으면 요구르트냐고는 묻지마세용~^^

사워크림이랑 같은거라고 보시면 되시겠습니다.!! 


  

완성~~!!!

사실 오븐안에 넣는 모습을 찍었어야하는데 방에서 놀다가 그만!!

 

아래에는 아까 익힌 초절임양배추와 돼지고기와 밥 모두섞어서 들어갔고요.

위에다 떼이퓰을 쫘~악 깔아준다음 꼴바스로 예쁘게 땡땡이 해주시고..

 

오븐에다가 은근~하게 구워 줍니다..

꼴바스는 바삭해졌고 떼이퓰은 꾸덕꾸덕해졌고 속에 밥은 부드러워졌답니다.

 

자!! 이제 먹으면 되는건가요 어무니??? 

 

  

칼로 쓱쓱 잘라주세용~~

배고픔에 저 맛있는 냄새가 어찌나 고문인지~~

어뉴 빨리주세용~~!! 


 

한덩이 ~ 자 이건 누구꺼??


 

  

속이 보이세요? 국물도 있네여..

양배추에서 나온 국물이지용..

시큼시큼합니다..

빨간것은 콜바스에서 나온것이겠죵?

 

 

 

보이세요?

지금 줄 선 겁니다!!

1등은 당연히 셔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셔무에게 이음식을 줄 마음이 없지요 ㅎㅎ

2등.. 저 왕관모양 수면바지의 주인공은 누굴까~~요?? 

 

 

까불까불하고 있다가 사진이 흔들렸습니다!! 으이그...!!!

우리 마르치아저씨 셔무다음으로 줄서있는 모습..ㅎㅎ

저는 사진찍느라 맨꽁지네요^^

 

어뉴 저는 조금만 주세요 요즘 너무많이 먹는것 같아용~~ㅠ,ㅜ

 

마르치는 원래 대식가 이므로 두덩이를 후딱해치웠고

저는 조금씩 자주먹는 스타일이므로 반덩이를 먹고 배부르다고 나가떨어졌답니다.

우리셔무요? 제옆에서 돼지고기 부스러기 조금 얻어먹었지요..^^

 

맛이요? 완~~전 맛있었답니다!!

 

우리 어뉴 요리솜씨 꽤 괜찮아요~~^^

  

 

어뉴는 고등학교때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식당 주방에서 했다합니다.

그곳은 아침에는 차가운 음식(샌드위치 같은것)들만 준비하고 

점심부터는 이렇게 따뜻한 음식을 했답니다.

거기서 이 트랜실베니아 음식을 배웠다하십니다.

 

트랜실베니아는 현재 루마니아 땅이지만 예전에는 헝가리였대요.

그래서 지금도 트랜실베니아에 사는 사람들은 헝가리말을 아직도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다페스트에도 트랜실베니아 출신의 많은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 이북출신들이 사는것 같은 느낌을 받을때도 있답니다.^^

 

트랜실베니아에있는 작은마을에 헝가리민속춤 공연을 하러 간적이 있었습니다.

마르치가 치는 장단에 맞춰 아라치가 거기서 아리랑을 불렀었지요.

정말 그날 공연의 제일 큰 박수를 받았고 인기 절정이었답니다.

그 마을의 첫 아시안이 한국인 그리고 아라치였는데 노래까지 했으니.. ㅎㅎ;;

너무나 예쁨을 많이 받고 와서 그런지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을이었답니다.

오늘 트랜실베니아 음식을 먹으니 그곳에 사는 제 친구들이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