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우당탕탕!

헝가리어 학교에 다니게 된 아라치! 해낼 수 있을까?

Hoihoi냠냠 2011. 1. 19. 07:49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헝가리어학교!!

모든것을 포기하고 학교를 선택한 아라치입니다.

카메라 살래 학교갈래 하는데 카메라 산다고 하면 저 이상하잖아요^^

원래 가려던 학교는 이미 등록일이 늦어버려서 못가고..(학비도 좀더 비쌈)

그래서 사설학교로 (말만학교지 학원이죠~) 가게되었습니다.

 

때는 12월 27일! 레벨테스트를 받았습니다요.

아.. 삼십대에 레벨테스트라.. 대략난감..ㅠ.ㅜ 막떨리고..ㅎ 

대학교때부터 연극을 전공했는지라 실기시험외에 손으로 쓰는시험은 많지않았답니다.

물론 그마저도 졸업한지 오래이니.. 뭔가 시험을 본다는것은 참 어색하기 짝이없었습니다.ㅎ

원래 처음 오면 주는 레벨테스트지가 따로 있지만 제가 남친이랑 속닥거리는걸 보더니

선생님이 다른 시험지를 가져온다고 도로가서는 다른것을 가져왔습니다. 웅.. 완전떨려:$

 

시험은 시간제한없이 무조건 풀면되고 모르는 문제는 넘어가고 모두 A4용지 앞뒤로5장! 헉!

이름이 뭐냐? 아라치

주소는 뭐냐? 블라블라 어딘가.(후~ 하도 소포를 많이보냈더니 도움됐네요 외웠어요!)

어느나라 사람이냐? 꼬레어이

언제부터 여기에 머물렀나? 2009년 11월 16일.

헝가리어는 여기오기 전에 어디서 공부했나? 집에서..(선생님이 웃었습니다 ㅎ)

헝가리어를 왜 배우려고 하는가? MIert ne? 영어로 Why not? (당연히 여기서도 빵터지시고 ㅎ)

다음장부터 막막~ 정말 흔한표현 까만건 글씨 흰건 종이.. 진짜더군요..ㅋㅋ

혼자 주리를 틀면서.. 완전 괴로움에 몸부림치면서 울고싶은걸 꾹꾹참으며...

앞에 친구가 앉아있었거든요.. 시험 감독은 없었지만 압박감이 정말..하~

칸을 비워둔것도 몇개 있었지만 대충대충 은어랑 속어를 써가며~칸을 채웠습니다.

대충 찍었는데 맞는게 많더군요.. 

다섯장푸는데 1시간이 걸렸습니다.ㅠ.ㅜ (멍청이 된것 같은 그 기분,,, 아십니까 여러분?!)

다풀었다니까 바로 제앞에서 채점.. 바로바로 고쳐주면서~

맞다고 해줄수도 있는것도 문법에 딱~ 맞게 안쓰면 반만 맞았다고 해주더라고요.

학교니까 그렇겠지요. 아임파인! 엔유까지 써야 맞는 표현입니다 하는것처럼요..

 

채점결과! 너는 너무 똑똑하고 참잘해 그러니까 2단계수업을 들어도 되겠어!!

엥? 2단계? 베이직 아니고? 약간 으쓱하기도 했지만..걱정이 몰려왔습니다.

한번도 공부한적없고 그냥 어깨넘어로 배운것이 전부인 저는 2009년 5월에서 11월까지 6개월 헝가리에 있다가

한국돌아가서 1년하고 3일 있다가 헝가리에 지난 11월에 들어 왔으니.. 좀배울쯤에 한국갔다가 다까먹고 들어온것입니다..

게다가 2단계라면 학생들이 다 1단계거치고 오는 사람들이라니.. 저만 기초가 부족해 따라가다가 포기할지도 모를일이죠!

"1단계 책을 사서 미리 공부 해와.(혼자서..) 수업은 1월 18일 부터 아니면 25일부터가 될꺼야.."

아니 18일이면 18일 25일부터면 25일이지 왜 날짜가 확실치않냐고 하니까 4명이상이 등록해야 수업이 열리니까

1월3일 이후에 학생들이 등록하는 것을 보고 연락을 주겠답니다. 이메일이나 전화로..

물론 성질급한 아라치 전화오기전에 제가 먼저 전화했습니다. 18일날 오라네여? 그게바로!! 오늘이었답니다!!

 

그동안 공부하려고 혼자 발버둥을 쳤으나 정말 머리가 안돌아가는 겁니다 ㅠ.ㅜ

책을 찢어서 먹을까 아니면 찢어서 머리위로뿌리면서 혼자 미친파티할까.. 답답한 심정.. 울고싶은 이 심정.. 누가알리오!!

헝가리라는 나라가 어디붙어있는지도 몰랐던 저입니다. 사실 이정도도 장족의 발전입니다! ㅎㅎ

열심히 공부하다가 연필쥐고 졸고.. 공부하다 스카이프로 전화오면 그거받다가 컴퓨터앞에 눌러앉아버리고..

참 핑계도 다야~앙!! 하게 농땡이를 쳤는데 오늘 학교를 가는날이니 덜덜덜 더 떨렸지요!

 

제 친구 이모양이(맞습니다 소포보내준 제 배꼽칭구!!)

원래는 조카주려고 산 꽃무니 책가방이었으나 조카에게 너무커서

도로 가져왔다면서 "한번도 안쓴건데 너 줄께!! 학교갈때 매라!"

"웅 친구야 안그래도 가방하나 사야하나 했는데 잘됐다!! 곰마워~"

그래서 드디어 오늘 새가방 개시했네요!!

지난번에 등록하러 학원갔을때 2권을 받아 오는 줄 알았는데 

안줘서 무지심통났었는데 그책오늘 받았습니다!!

책이 무지 두껍네요. 제본상태는 아주 젤싼놈이더구만요?ㅎ

공부좀만 열심히 했다가는 묶어져있는 저 플라스틱이 다 부서지겠어요.

연극대본 저렇게 제본해가면 선배들한테 혼났었는데..ㅎㅎ

1권이랑 헝가리어-한국어사전이랑 필통이랑 여권이랑 카메라넣으니

가방이 꽉찼습니다. 무게도 만만찮네요. 사전이 한몫한데다

돌아올땐 2권도 있었으니 완전 무거웠지요~ 아이고 어깨야~

 

저는 6시 반 수업인데 6시 5분에 도착했지요. (헝가리는 여섯시 반이라고 안하고 반 일곱시라고 표현해요 헷갈려죽겠어요.)

선생님이 수업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조금 얘기를 나누고..

조금 겁난다고 1권공부 하나도 안했다고 하니까 괜찮다며 저를 안심시키는 우리 judit(유디트라고 읽습니다)선생님..

우리반에 동양인은 저 혼자 입니다. 학생들이 하나둘씩 오네요. 원래 4명이라고 알고있던 우리반은 8명이었습니다.

터키여자, 루마니아여자, 스코트랜드남자, 프랑스남자,독일남자,,, 골고루 모였네요.

첫시간인지라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소개를 통해서 1권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나는 누구고 어디서 왔고 뭐를 좋아합니다. 그런것을 얘기하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또!!! 여기서 또!! 묻는 질문!!! 북한이야 남한이야?? 아.. 정말.. 제발~~ 얘들아.. 너희들 알면서 묻는거지?

제가 이해하면서도 싫어하는 질문입니다. 왜 물어보는거지? Korea라고~!!

어떤 헝가리음식을 좋아해? 제일 만만한것이 Palacsinta(펄러친떠)! 헝가리식 팬케익이랍니다..^^

이런저런 얘기와 함께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자기소개 시간부터 아라치의 황당한 활약에 선생님이 놀라십니다.

ㅎㅎ저는 슬랭을 너무 많이 알고 있던겁니다. 그게 정답인줄 알았습니다. 

다들 쓰니까요. 우리어무니도요.. 모두모두 쓰니까 그런줄알았죠~

저는 조금 억울하긴했으나 제덕에 친구들이 칠판에 적힌 슬랭을

모두 필기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되었답니다. ㅎㅎ 넘 웃겨요~

 

그동안 마르치와 돈얘기를 하면서 숫자공부가 많이 됐었나봅니다.

거주증이다 비행기티켓이다 인터넷요금이다 뭐다 하면서 하도 듣다보니 ㅋ

숫자를 말하는데 척척척 아주 제가 어찌나 신나던지..

(아는것이 나오면 신나는 단순한 브레인 아라치..ㅋ)

 

 

 

오늘 수업시간에 재밌는일이 있었습니다.

루마니아여자가 포도 한송이라는 표현을 이해를 못하는 겁니다.

모두 카드를 하나씩받아서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상황을 말해보는 것이었는데.

그여자는 포도, 어떤 남자는 콜바스(소세지),또 어떤이는 계란,,,,

1kg 포도주세요. 포도 한송이 주세요 라고 표현할수있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시자 다 받아적으면서 아~ 하고 돌깨지는 소리를 내는데

그여자만 이건 포도야. 근데 그건 뭐야 하고 자꾸 되묻는겁니다.

포도 알갱이 한개가 아니라 포도가 한개라는것을 한송이의 포도라고 표현하는거야.

그래도 자꾸만 아니 이건 포도잖아 근데 그건 뭐냐고.. 하.. 넘어가자~ 선생님도 넘어가자하셨습니다.

다들 /1kg 콜바스 주세요. 10dgk(데꺼) 콜바스주세요. 계란 10개주세요. 계란 5개들이 한 상자주세요/등을 발표 했습니다.

제카드는 바나나여서 바나나 한송이 주세요라고 했더니 선생님께서 잠깐 생각하시더니 너무잘했다고 칭찬하십니다.(으쓱으쓱)

아마 잠깐 생각하신것은 선생님도 그 표현이 맞나 잠깐 생각하셨겠지요 한송이씩은 잘 안팔거든요 과일가게에..ㅎㅎ

루마니아여자 이제 알겠니? (아직도 이해못한모양입니다. 바나나 까지 나왔으면 이해 할법도 한데..)

루마니아어는 그런표현이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이해를 못 하는것인지 모두 그것을 이해못하는 얼굴이었답니다.ㅎ

 

이렇게 2권을 안받아서 완전히 걱정했던 저는 학생이라는 자리에

바~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우리 가족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제가 너무 그동안 징징댔었거든요. 예민하게 굴고..ㅎㅎ

1권이 어지간히 어려워야지요..

확실히 선생님이 있는것이 낫고 옆에 친구들이 있는것이 더 낫더군용.

 

오늘의 숙제는 딱 두개파트 문제만 풀어오면 되는 간단한 숙제!!

숙제도 적고 아주 좋아요~ 갈수록 빡세지겠지만~~^^

 

우리반엔 제각기 나라들이 다 다른 인종들이 모여있으므로

앞으로 재밌는일이 많이 벌어지지않을까 기대해봅니다.ㅎㅎ

(그덕에 아라치의 헝가리이야기에도 재미난 에피소드가 넘치면 좋겠네용~)

 

 

 

우리 유디트 선생님은 예전에 한국학생한테 배웠다며

유일하게 할줄아는 한국어라하시면서 집에가는 저에게 한마디 하셨습니다.

"목요일에 만나요~"

우와~ 그래요~ 목요일에 만나요~ 안녕~ ^^

 

 

엄마!! 학교다녀왔습니다!! 밥주세요!!

(아무도 안차려줘서 이모양이 보내준 둥지비빔냉면 후다닥 비벼 마심!!)